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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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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49일 종려주일 예배 기도문 정태호 집사>

 

   침 뱉음 당하시고 채찍에 맞으시며, 하늘의 의지와 인간의 구원을 골고다 십자가에서 다 이루신 예수님.

 

   당신이 흘리신 십자가의 보혈로 저희가 죄에서 해방되었고,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분에 겨운 영광을 누리며 살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당신의 십자가는 지배와 질서가 아니라, 사랑이며 구원임을 고백합니다. 당신의 십자가는 폭력과 형식으로 물든 세계를 설득과 의미 세계로의 전환이었음을 고백합니다. 그 어떤 정치권력이, 그 어떤 이데올로기가, 그 어떤 철학이나 교양이 십자가를 대신할 수 없음을 고백합니다.

 

   그런데 하나님, 요즈음 당신의 십자가가 세상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불의한 정치 세력을 지지하는 군중 속에, 광야의 소리를 상실한 채 정치, 경제, 지식 권력에 아첨하는 곡학아세의 교회 강단에, 오만과 고집, 무례함의 자리에, 안녕과 복을 기원하는 액세서리에, 당신의 십자가가 부끄럽게 놓여 있기 때문은 아닌지 마음이 쓰입니다. 그곳에서 더럽혀진 십자가를 내리고, 다시 사랑과 정의의 십자가를 이 땅에 세울 수 있도록 하옵소서. 하나님, 할 수만 있다면 예수님처럼 그 십자가를 저희가 지고 역사의 언덕을 오르게 하옵소서.

 

   하나님, 봄이 왔습니다. 지난 겨울 저희는 영원히 봄을 잃어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지난 겨울 바람은 날카롭고 무거웠습니다. 그 바람은 살을 베고, 정의를 베고, 관용을 베고, 역사를 베었습니다. 그 바람은 민주의 월계관을 벗기고, 녹슨 휴전선을 잇는 평화의 휘장을 찢고, 솟아야할 어린 학생들의 꿈을 차가운 바다 속에 짓눌러 버렸습니다.

 

   그러나 역사의 하나님은 힘겹게 겨울을 살아낸 사람들과, 봄에 대한 희망을 상실한 사람들의 통곡을 들으시고 위대한 봄을 선물하셨습니다. 봄을 주신 하나님 감사드립니다.

 

   이제, 물먹어 느슨해진 흙이 겨우내 깊이 묵혀 두었던 숨을 토해 내듯, 가슴 한 구석에 깊이 감추었던 말들이 높고 멀리 소통되게 하옵소서. 이제, 폐색하던 산자락에 다양한 꽃들이 피어 봄의 향연을 연주하듯, 다양하고 예쁜 생각으로 세상을 그려나갈 수 있게 하옵소서. 이제, 푸른 버들과 향기로운 풀 위를 나는 새가 교태를 부리며 노래하듯, 소박한 꿈의 노래를 목청껏 부를 수 있는 세상이 되게 하옵소서.

 

   하나님, 삭개오 작은 공동체가 알 속에 갇혀 안정과 만족에 머물지 않게 하시고 알을 깨고 푸른 장공을 비상하는 새가 되게 하옵소서.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하나님이 지시하는 땅으로 떠났던 아브라함의 모험과 순종이 저희 공동체에서 실현되게 하옵소서. 익숙한 세계를 박차고 낯선 세계로 이끄시는 하나님의 유혹에 응답하는 공동체가 되게 하옵소서.

 

   하나님, 삭개오 작은 공동체가 오늘을 살아내며, 내일의 세대를 소중하게 양육할 수 있게 하옵소서. 믿음의 조상들이 우리에게 남겼던 예배의 감격, 기도의 뜨거움, 찬양의 설렘을 내일의 세대도 경험할 수 있게 하옵소서. 이 일을 위하여 온 공동체가 협력하고 기도하게 하옵소서. 예배당만 덩그러니 남기고 세상을 떠나 버리는 부끄러운 어른이 되지 않게 하옵소서. 아름다운 신앙의 기억과 고백을 어린 세대들의 마음 판에 새기고 하늘에 오를 수 있도록 하옵소서.

   하나님, 웃으며 손잡고 인사를 나누지만, 저희 공동체는 상처와 아픔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분들이 많습니다. 함께 따뜻한 잠자리에 들고 밥상머리에 앉았던 가족을 먼 타향으로 보내고 그리움으로 공허함을 지워내는 분이 있습니다. 한평생 아버지, 어머니라는 고달픈 삶을 온 몸으로 살아내셨던, 그러나 이제 그 몸이 병들고 시들어 힘들어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새로운 사업과 막연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잠 못드는 분도 있습니다. 저희의 마음이 다른 사람의 고통과 상처에 가까이 잇닿을 수 없음을 고백합니다. 그러니 하나님께서 위로하시고, 치료하시고, 희망을 주옵소서. 저희에게 공감의 능력을 더하시는 것도 잊지 말아 주십시오.

 

   하나님, 고고한 북한산 자락, 하얀 단애에서 흐르는 맑은 향이 물줄기를 따라 예배당에 가득하게 하시고, 산에 핀 붉은 꽃이 산줄기를 따라 저희 옷에 지게 하옵소서. 봄의 주인이시며, 겨울을 몸소 이기시고 다시 꽃으로 부활하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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