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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수도원기행 - 이훈삼목사님 추천도서

by 삭개오작은교회 posted Jun 2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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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힘들어 주저앉고 싶을 때, 도대체 하나님의 뜻을 알 수가 없어서 고통스러울 때 - 작년 이맘때쯤 밀알 독서 모임에서 함께 읽었던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을 펼친다. 책 거의 끝 부분에 독일 몽포뢰 도미니꼬 수도원에서 만난 김은애 여사의 이야기를 다시 찬찬히 짚어본다. 해방 후 부산 근처에 있는 99칸 짜리 집에서 자랐다. 부잣집 무남독녀니 하녀가 세숫물 떠다주고, 하인이 학교까지 가방을 들어다 주는 곱고도 풍요로운 생활이었다. 그런데, 그만 고 1 때 폐병에 걸리고 만다. 병세가 깊어 주위에선 어렵다고들 했는데, 부산에 있는 큰 병원에 장기 입원을 했다. 그 병원에 파견되어 근무하던 독일인 의사의 프로포즈를 받고는 독일로 시집을 와버렸다. 남편은 훌륭한 사람이었다. 제 3 세계 사람들을 위해서 봉사를 많이 했다. 1969년 웬만해선 갈 수 없었던 중국에 의료 봉사단이 파견되었고, 남편도 거기에 끼어 있었다. 그런데, 그만 비행기가 추락하고 말았다. 남편은 다행히 죽지 않고 살아났는데, 자신도 다친 상태에서 무리하게 부상자들을 돕다가 그 후유증으로 1년 후에 죽고 말았다. 결혼 후 마냥 행복한 것은 아니었나 보다. 15년이 지나서야 남편이 마음에 좀 들었다고 한다. 내 가슴에 오래 남는 부분을 그대로 옮겨 본다." 당신 육체의 병은 내가 고쳐주었지만 내 마음의 병을 고쳐준 것은 당신이잖아. 오늘의 나는 당신 작품이야. 그러고는 정확히 2년 후 그가 죽었어요. " 우리는 잠시 침묵했다. "오늘의 나는 당신 작품이야" 라고 말하고는, 그러고는 잘 살았다, 가 이야기의 끝이어야 하지 않을까…. "하느님 원망 안 하셨어요?" 내가 묻자 김은애 여사는 빙그레 웃었다. "그 뜻이 뭘까 생각했어요. 왜 그렇게 하셨을까. 그게 힘들었죠….이해할 수 없는 고통 앞에서 차라리 운이 없었다, 내 타고난 팔자다 해버리면 억울하긴 해도 체념하기가 쉬울 텐데…. 납득할 수 없는 현실 속에 깃 든 뜻을 묻고 찾으려 하니 그것이 힘들다. 아마도 그는 평생 남편의 어이없는 죽음에 대해 답을 얻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해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하나님을 부인할 수는 없는 것- 그 사잇길에서 지새웠을 수많은 밤들이여!내게 향한 주님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을 때, 나는 접어두었던 그 책의 이 부분을 펼친다. 그리고 그 여인의 마음을 어루만져본다. 그러면, 이해할 수 없어서 더 고통스러워도, 원망의 말이 내 목구멍을 간지럽혀도, 다시금 주님 앞에서 고개를 숙이게 된다. 우리들 신앙은 이렇게 힘든 삶과 의혹 속에서도 끊어지지 않고 이어 온 많은 이들의 인내와 고백 위에서야 가능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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